ZappRx
미국에서 희소병 질환에 대한 약을 처방받으려면 복잡한 절차가 필요하여 환자는 돈과 시간을 많이 소비하게 된다. Barry는 자신의 동생이 간질약을 처방받는 데 15개월이나 걸린 경험을 통해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고자 ZappRx를 설립했다. ZappRx는 specialty drug를 처방받기 위한 서류를 자동으로 작성해주고 약국과 약품 종류를 보여주는 플랫폼이다.
Barry는 Orbit과 Matrix라는 두 비즈니스 모델 사이에서 고민하고 있다. Orbit은 제약회사를 대신하여 한 가지의 희소병에 대한 specialty 약품 처방 주문을 자동화해주는 허브이다. 제약회사의 처방전에 대해 환자와 상담하는 콜센터를 운영해야 한다. 카테고리당 한 개의 제약회사만 계약을 맺을 수 있어 다양성이 결여된다는 문제점을 가지고 있다.
Matrix는 Orbit이 콜센터를 운영하며 환자와 조율하는 수고를 덜고 전 과정을 자동화하는 시스템 구축을 목표로 한다. 그러나 비용과 시간이 많이 들며, Barry는 향후 5년간 수익이 나지 않고 투자를 해야 한다고 예측했다. 이러한 예측에 대해 제약업계 전문가는 이러한 시도는 전무후무하며 비교군이 없어 5년보다 더 걸릴지도 모른다고 지적했다.
Barry를 제외한 ZappRx 경영진은 30% 정도의 괜찮은 마진과 비즈니스 모델의 현실성을 이유로 찬성하고 있다. 그러나 Barry는 더욱 도전적인 사업모델이며 실현되기만 하면 Orbit보다 3배 이상의 수익이 기대되는 Matrix 모델을 원한다.
Barry는 지금당장은 Matrix 사업모델을 실행하기보다는 Orbit 모델을 실행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첫 번째로 자금의 문제이다. ZappRx는 시리즈 A 단계에 있는 스타트업으로 수익성을 어느 정도 투자자에게 인증해야 다음 단계로 넘어갈 수 있다. Matrix 사업을 실행하게 된다면 비즈니스 모델 검증을 위해 많은 시간이 소요되므로, ZappRx의 부도 위험은 더욱 커지게 된다. 두 번째로 경영진의 반대이다. COO, CFO를 포함한 제약업계 조언자들까지도 사업모델의 불확실성과 리스크에 대해 지적하고 있다. Matrix 모델을 무리하게 실행한다고 해도, 경영진의 의지가 없으면 사업은 제대로 실행되지 못한다. Barry는 경영진을 설득할 필요가 있다. 셋째로, 비즈니스 모델의 결함이다. Matrix 모델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제약회사가 ZappRx의 처방 데이터를 사야 한다. Barry는 제약회사가 PBM과 협상하기 위해서 데이터를 구입할 것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이러한 가설은 검증되지 않았으며 경영진을 충분히 설득시키지 못했다.
Barry가 Matrix 모델을 실현하고 싶다면, 먼저 Orbit 모델로 수익을 내는 데 성공하여 어느 정도의 현금을 쌓아둘 필요가 있다. 이러한 현금을 바탕으로 투자를 해야지, 스타트업이라고 해서 외부 투자자들의 자금에만 의존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Matrix 모델이 만약 실패한다면, Orbit 모델을 지속해서 수익을 내면 된다. Matrix 모델이 성공한다면, 내부 자금을 이용했으므로 더 많은 수익을 얻을 수 있다. 자신의 이상을 좇는 데에만 조급해하지 말고, 멀리 내다보는 안목이 Barry에게 필요한 것 같다.
특수약 처방에 대한 절차의 복잡성이 우리나라에서는 크게 이슈가 된 적이 없어 쉽게 공감하지는 못했다. 그러나 Barry가 만든 플랫폼 비즈니스도 잘 운영되기 위해서는 아이디어나 기술만큼이나 인적 자원이 중요하다는 것에는 공감했다. Barry가 처음에 CTO, 즉 최고기술책임자를 채용을 잘못하여 회사에서 돈이 필요 이상으로 지출되고 있었다. 스타트업은 대기업과 달리 규모와 자금력이 작아 CTO가 직접 프로그래밍을 하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이전 CTO는 자신이 해야 할 플랫폼 제작을 외주를 주고 있었는데, 이로 인한 비용 지출이 상당했을 것이다. CEO의 역할은 모델 구축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현장에서 이를 감독하고 자기 일처럼 챙겨야 하는 것도 필수적임을 배울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