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송 : MBC 라디오 표준FM 95.9MHz <심인보의 시선집중>(07:20~08:30)
■ 진행 : 심인보 뉴스타파 기자
■ 대담 : 박상인 서울대학교 행정대학원 교수
- 물적분할, 회사를 2개 이상 쪼개는 것
- 현대중공업은 분량기업, 조선해양은 우량기업 되는 것
- 물적분할로 울산 지역경제, 근로조건 악화 우려돼
- 현 시점 물적분할, 승계작업 위한 시도 의심돼
- 현대중공업 주주총회, 분할 통과될 가능성 높아
☎ 진행자 > 지금부터는 울산 현대중공업 문제 살펴보겠습니다. 간단히 설명을 드리면 현대중공업이 대우조선해양 인수를 앞두고 회사를 둘로 분할하는 물적분할이란 걸 추진하고 있고 이번 주 금요일에 분할여부를 결정하는 주주총회가 예정돼 있습니다. 그런데 노조가 이 물적분할에 반대를 하면서 주주총회가 예정돼 있는 장소, 여기를 점거하고 있는 상황이죠. 자, 그렇다면 현대중공업은 회사를 왜 분할하려고 하고 이 분할이 기업의 생태계, 그리고 노동자의 삶, 지역경제에 어떤 영향을 줄까요. 박상인 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 연결해서 이 문제에 한 발짝 더 들어가 보겠습니다. 박 교수님 안녕하십니까?
☎ 박상인 > 네, 안녕하세요.
☎ 진행자 > 지금 이 현대중공업 갈등의 핵심이 물적분할 때문이다, 이렇게 얘기하는데 일단 물적분할이란 단어가 어렵거든요. 이 부분을 설명해주셨으면 좋겠는데 물적분할이 뭐고, 하게 되면 현대중공업이라는 기업의 구조 어떻게 달라지는 겁니까?
☎ 박상인 > 회사를 2개 이상 쪼개는 것을 분할이라고 이야기합니다. 예를 들어서 지금처럼 현대중공업이라는 회사를 두 개의 회사로 쪼갠다, 그러면 신설회사, 새로 만들어지는 회사를 신설회사라고 그러고 기존에 있는 남아 있는 회사를 존속회사, 이렇게 부릅니다. 신설회사 존속회사 방식으로 기업을 쪼갤 때 물적분할, 인적분할이란 방법 두 가지가 있습니다. 물적분할은 뭐냐 하면 신설회사가 존속 회사에 100% 자회사가 되는 겁니다. 신설회사가 주식의 100%를 존속회사가 가지고 있는 사업부분이 자회사라는 법인형태로 바뀐다고 볼 수 있는 측면이고요. 인적분할은 주주구성이 양사가 똑같아지는 식으로 바뀌는 그런 분할을 하는 걸 말하고요.
☎ 진행자 > 네.
☎ 박상인 > 지금 현대중공업은 한국조선해양과 그리고 현대중공업으로 물적분할을 하는 겁니다. 사실은 현대중공업이란 회사의 존속회사가 현대중공업이어야 되는데 이름이. 이름을 한국조선해양으로 바꿔버리고요. 그 다음에 신설자회사를 현대중공업이란 이름을 가져갑니다. 그 이유는 왜냐하면 현대조선해양이란 존속회사가 가져가는 부분이 투자나 R&D부분이 되고요. 배를 만드는 사업부분, 그것이 신설회사 쪽으로 갑니다. 그래서 신설회사 이름을 여전히 현대중공업이라고 하는 쪽으로 가져가는 것이죠.
☎ 진행자 > 그러니까 투자나 R&D를 하는 부분하고 생산을 하는 부분을 쪼갠다는 얘기군요. 그러니까.
☎ 박상인 > 그렇습니다. 투자나 R&D 하는 부분이 존속회사가 돼서 신설회사인 현대중공업, 새로 현대중공업을 명명되는 이 회사를 100% 지분 가지고 지배하는 형태가 되겠습니다.
☎ 진행자 > 그런데 이 회사를 분할하는 이유가요. 대우조선해양을 인수하기 위해서다라고 설명을 하는데 대우조선해양 인수와 물적분할이 어떤 관계가 있습니까?
☎ 박상인 > 사실 대우조선 인수할 때 어떻게 이야기했느냐 하면요. 대우조선, 산업은행이 대우조선 갖고 있는 지분들을 현대중공업이 사실 곧바로 인수할 수도 있습니다. 그게 보통 일반적으로 이뤄지는 고리인데요. 지금은 어떻게 하기로 돼 있느냐 하면 일단 현대중공업을 한국조선해양과 현대중공업으로 분할하고요. 그리고 산업은행이 갖고 있는 대우조선 주식을 한국조선해양 주식하고 교환하는 형태로 인수합병을 하는 겁니다. 그래서 대우조선이 한국조선해양의 자회사로 들어가게 되는 것이고요. 산업은행은 한국조선해양 지분의 우선주와 보통주 한 7%만 받는, 그래서 어떻게 보면 인수를 하는 현대중공업 특히 현대중공업 총수일가가 현대중공업 전반적인 계열사나 새로 들어오는 대우조선해양을 지배하는데 가장 돈을 적게 들이고 할 수 있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 진행자 > 그러면 지금 현대중공업의 지배구조가요. 지금은 2단계로 돼 있는데요. 현대중공업 위에 지주회사가 있는 형태인데 지금 새로 분할을 하게 돼서 한국조선해양이란 회사가 이 중간에 들어오게 되는 형태고 그래서 이게 3단계가 되고 이 회사가 대우조선해양까지 지배하는 이런 형태가 되는 거군요.
☎ 박상인 > 그렇습니다. 그래서 한국조선해양이 중간지주라고 이렇게 부르는데요. 자회사이면서 동시에 지주회사가 되는 아주 어떻게 보면 이상한 형태의 회사입니다. 이게 우리 공정거래법에서 지주회사 규제를 만들 때 규제의 허점들이 있어서 이런 이상한 형태의 지주회사가 생길 수 있는 여지가 있어요. 그래서 중간지주회사라는 게 되고 그 밑에 현대중공업이라든지 현대삼호중공업, 미포조선, 대우조선이 다 자회사로 들어가는 꼴이 되는 거죠.
☎ 진행자 > 그런데 지금 말씀 들어보면 필요에 따라서 경영진이 그렇게 할 수 있는 문제처럼 들리거든요. 노조에서는 이걸 왜 반대하고 있는 겁니까?
☎ 박상인 > 인적분할을 할 때는 여러 가지 문제들이 많이 있습니다. 우리가 말하는 문제가 많은데 물적분할은 통상 큰 문제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이제 악마는 디테일에 있다는 이야기가 있는 것처럼 물적분할에서 회사를 두 개로 쪼갤 때 각 회사 존속회사나 신설회사의 자산과 부채도 같이 쪼개게 되겠죠. 그런데 명확하지 않은, 어디에 소유될지 명확하지 않은 부분에 대한 부분은 이사회에서 결정하게 돼 있습니다.
그러면 지금 이번 경우에 보면 조선산업을 사업하고 있는 현대중공업의 대부분 부채는 선박 만든다고 부채들을 대부분 가져갔으니까 또 하나요. 자산부분은 보면 오히려 현대중공업도 가지만 많은 부분들이 조선해양으로 (자산이) 가버립니다. 그래서 자산부분은 여러 사업을 통해서 돈 벌어서 금융자산을 이렇게 가지고 있을 수 있잖아요. 그것을 명확하지 않다고 판단해서 이사회에서 다 한국조선해양에 몰아주는 식으로 했다는 거죠.
☎ 진행자 > 네.
☎ 진행자 > 그래서 신설회사가 되는 현대중공업 사업회사는 부채비율이 115%가 돼 버리고요. 그 다음에 중간지주가 돼 버리는 조선해양 같은 경우는 부채비율이 불과 1.5%가 됩니다. 재무적으로 아주 우량한 기업 하나와 재무적으로 불량한 기업 두 개로 나누는 식으로 물적분할을 하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반대하는 것이죠. 예를 들어서 중공업 같은 경우에 재무구조가 안 좋아지니까 향후 임금 상승도 없어지는 것이 되겠고요. 합병이후에 대우조선 같은 경우 사업조정 같은 것들이 편할 거라는 소문이 계속 있죠. 그럴 때 이제 재무 구조를 가져가서 또 핑계를 삼을 수 있다는 우려를 하고 있는 것이죠.
☎ 진행자 > 예전에 쌍용차 같은 경우도 재무구조가 안 좋아지니까 결국 그렇게 된 거잖아요. 노조 입장에서는 뭔가 건전하고 좋은 부분은 다 저쪽으로 가져가고 생산 부문 남는 현대중공업이란 회사는 부실한 부분만 떠안게 됐다, 이런 얘기군요.
☎ 박상인 > 그렇죠. 재무적으로 우량한 기업과 재무적으로 불량한 기업으로 나눠버렸다 라는 것이 핵심적인 이슈고요. 또 하나는 이제 그 한국조선해양 본사를 서울로 이전하겠다 라고 했기 때문에 울산지역 사회에서 상당한 지금 반발이 있는 것이죠. 일자리 문제부터 해서 궁극적으로 중간지주회사가 서울에 가버리고 사업회사만 울산에 남는 꼴이 되니까 장기적으로 불안감들을 가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고요.
노조가 한 가지 더 우려하는 것이 근로조건에 대한 단체협약 승계 문제인데 단체협약은 승계하게 돼 있습니다. 그런데 문제가 단체협약 말고도 안전이라든지 보건에 관한 노사협의와 같은 협약들이 굉장히 많이 있습니다. 합의사항을 승계한다는 명확한 규정이 없어요. 그렇기 때문에 결국은 회사를 쪼개면서 근로조건이나 안전이나 복지조건들 나빠지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는 것이죠.
☎ 진행자 > 자, 그게 이제 노조가 우려하는 직접적 이유고요. 한편에서는 어제 정의당 이정미 대표도 그런 얘기했습니다만 현대중공업 물적 분할이 사실은 현대가 경영권 승계를 위한 작업이다, 이런 주장도 나오고 있거든요. 이 현대중공업은 정몽준 전 의원이 최대주주인데 그 아들인 정기선 씨에게 회사를 물려주기 위한 큰 그림을 그리고 있는 거다, 이 주장은 왜 나오는 겁니까?
☎ 박상인 > 말씀드린 대로 대우조선합병 때문에 물적분할을 추진한다고 이야기하고 있는데 그렇다면 사실 대우조선 합병이 법적으로 아무 장애가 없어진 상황에서 물적분할을 해도 늦지가 않습니다. 그런데 지금 대우조선 현대중공업 합병이 외국에서 특히 EU에서 승인을 못 받을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고 관측되고 있어요. 그런데도 불구하고 미리 물적분할을 하겠다는 건 합병 외에 다른 이유가 있지 않는가 생각하게 하는 것이고요.
☎ 진행자 > 합병을 외국에서도 승인받아야 됩니까?
☎ 박상인 > 그렇습니다. 기업 결합을 주로 조선 선주들이 유럽에 특히 많이 있기 때문에 EU에서 승인 받는 게 굉장히 중요합니다. 그런데 지금 LNG선이라든지 초대형 원유운반선 같은 경우 양사 합계 점유율이 50%가 넘습니다.
☎ 진행자 > 독과점 이슈가 있군요.
☎ 박상인 > 네, 그러면 승인받기가 굉장히 어려워져요. 물적분할을 먼저 단행하는 것은 다른 의도가 있는 것 아니냐는 거고 충분한 근거면서 말씀드린 것처럼 새로 만드는 한국조선해양이란 회사가 재무구조가 굉장히 좁아지기 때문에 여기서 앞으로 배당을 굉장히 많이 할 가능성, 고배당을 할 가능성이 있다는 거죠. 여기 이 한국조선해양 30% 정도 지분을 현대중공업 지주가 가지고 있을 거고 현대중공업지주 지분의 30%를 정몽준 부자가 가지고 있으니까 고배당을 통해서 사실상 승계작업을 마련하는 시도로 하는 의도가 아니냐는 의심을 받게 되는 것이죠.
☎ 진행자 > 그런 의심하는 이유가 지난 2016년 말, 2017년 초에도 현대중공업 한번 분할하면서 실제로 노조가 우려하는 것처럼 고배당 통해서 정몽준 부자가 많은 수익을 챙겨간 전례가 있기 때문 아닙니까?
☎ 박상인 > 네, 그렇습니다. 현대중공업이 그전에는 물적분할이 아닌 인적분할을 통해서 세습을 위한 준비작업에 들어갔었고요. 그 당시 물적분할이 이뤄지고 나서 현대중공업 중에서도 가장 알짜배기 기업이라고 할 수 있는 현대글로벌서비스라는 회사가 있는데 그게 100% 현대중공업지주의 자회사입니다. 이 회사에서 엄청나게 다른 계열사들이 일감몰아주기를 해주고 결국 많은 배당을 현대중공업 지주에 하면서 결국 총수일가들이 많은 돈을 가져갈 수 있는 정책들을 해왔었죠. 그 정책 연장선상에서 비슷한 일을 이번에는 한국조선해양을 통해서 할 것이 아니냐는 우려를 하는 것이죠.
☎ 진행자 > 말씀하신 현대글로벌서비스의 대표가 또 정기선 씨기도 하죠.
☎ 박상인 > 그렇습니다.
☎ 진행자 > 자, 어쨌든 이번 주 금요일에 물적분할 여부를 결정하는 주주총회가 열릴 예정인데 어떻게 될 거라고 보십니까?
☎ 박상인 > 네, 일단 총회가 열리면 통과될 가능성이 높다고 저는 생각이 됩니다.
☎ 진행자 > 지분 구조상.
☎ 박상인 > 지분 구조상 일단 현대중공업의 정몽준 회장이 직접적으로 컨트롤할 수 있는 중공업 지주부터 해서 복지재단들, 아산복지재단 이런 것들 지분이 34% 정도가 돼요. 그런데 우리가 보통 출석 2/3의 결의가 필요한 특별결의인데요. 보통 계산을 해보면 70에서 80%정도 주주가 참여합니다. 그래서 50에서 55% 정도 찬성이 있으면 되는데 지금 말씀드린 것처럼 물적분할 하는 형태가 주주들한테 당장에는 손해는 안 가요. 왜냐하면 배당을 더 많이 할 거라고 생각하면 총수일가 뿐만 아니고 다른 주주들도 같이 이득을 볼 수 있어요. 어떻게 보면
☎ 진행자 > 반대할 이유가 없겠네요.
☎ 박상인 > 노동자들 임금을 억제하는 부분을 배당으로 더 주겠다는 식의 물적분할이 되기 때문에 큰 반대가 없어보이고요. 다만 국민연금 같은 경우에는 그런 단기적인 수익률보다는 이른바 ESG 환경 사회적 책임 거버넌스 이런 책임에 중점을 두고 투표를 해야 한다는 측면에서 지역 사회와 많은 문제 노사갈등을 야기하는 측면에서 보면 현대중공업이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물적분할이라고 보기가 어렵다는 것이고요.
또 경영권 세습을 위한 일종에 그 사익편취를 위한 고배당 정책으로 갈 가능성이 높다는 것 때문에도 역시 거버넌스의 문제가 있어요. 그래서 국민연금이라도 분명한 의사를 이런 우려를 표명할 필요는 있다, 이게 승인 여부를 떠나서 그런 필요는 있다고 생각됩니다.
☎ 진행자 > 자, 언론에서 이런 얘기까지 풀어줘야 되는데 노사갈등만 부추겨서 저희가 한 번 이런 시간 준비해봤고요. 오늘 말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감사합니다.